참여자 간의 ’ 합의‘란 다른 말로 하면 거래 데이터의 정합성을 ’ 검증‘하는 과정이다. 블록체인에서 사용되는 합의를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 컨센서스 알고리즘 (consensus algorithm)’이라고 부르며, 합의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합의 방식인 POW 방식이다. 이 방식은 채굴이라고 불리는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CPU 장비를 갖추고 전기요금을 지급하면서 컴퓨팅 파워를 이용하여 계산 문제의 답을 찾아내는 채굴 경쟁을 한다. 채굴 경쟁의 승리자는 찾아낸 답과 함께 데이터를 블록 단위로 묶어 승인과 함께 참여자들에게 전파한다. 이렇게 경쟁을 통해서 승인된 거래라는 증명 시스템을 작업 증명(POW)이라고 한다. 채굴 경쟁에서 승리한 블록을 수신한 참여자들은 이를 검증하고 승인된 거래로 인식한다.
아주 드물 게 복수의 채굴자가 답을 거의 동시에 찾아서 참여자들이 동일 거래에 대하여 복수의 블록을 수신하는 때도 있다. 이런 경우는 체인이 분기하여 복수의 블록을 모두 정당한 거래로 승인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럴 때 블록체인 시스템은 ‘가장 길게 연결된 체인을 올바른 체인으로 간주한다’라는 규칙에 따라 길게 연결된 체인을 선택하여 정당한 거래로 최종 승인한다. 짧은 체인은 정당한 거래로 인정받지 못하고 버려진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한 개의 거래만이 정당한 거래로 승인되기 때문에, 같은 거래가 두 번 승인되는 이중지급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블록체인 기술에서 합의 알고리즘의 근본 사상은 결국 합의 프로세서를 탈중앙 화하자는 것이다. 이때 합의의 대상은 둘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과거에 일어난 거래나 현재의 상태에 대한 합의, 사실에 대한 합의이다. 두 번째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 즉 미래 의사결정에 대한 합의이다..
사례를 통해서 좀 더 자세히 보자.. 마을에 우물이 하나 있는데, 가뭄이 와서 물이 부족해졌다. 주민들은 물을 공평하게 분배하기로 했다.
<사실에 대한 합의>
여기서 사실에 대한 합의 문제가 발생한다. 누가 물을 얼마나 마셨는지 사실을 기록하지 않으면 제대로 분배할 수 없다. 또한 A가 믿는 B의 물 소비량과 B가 주장하는 자신의 물 소비량이 다른 경우 분쟁이 생길 수 있다. 합의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모든 주민이 다 같이 우물과 그 기록을 감시하는 것이다. 왜곡과 부정을 막을 수 있는 탈중앙화 방법이기는 하지만 비효율적이다. 효율성만을 고려하면 한 사람이 우물을 관리하여 사용 내용을 기록해야 한다. 그러나 관리자가 의도적으로 왜곡된 기록을 생성할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중앙화의 위험성이다
<의사결정에 대한 합의 >
사실에 대한 합의뿐만 아니라 의사결정에 대한 합의도 중요하다. 사실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구성원들이 합의한 사실을 토대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의사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의사결정의 방법에 대한 합의부터 해야 한다.
우선 구성원들이 투표해서 결정할 수 있다. 탈중앙화 된 방식이다. 그런데 매번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구성언들이 모두 모여 투표를 하자니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두 번째로는 구성원에게 가장 현명하다고 인정받는 자에게 위임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는 현명한 자가 공동체가 아니라 본인의 이익만을 추구할 위험이 있다. 전형적인 중앙화의 폐해이다. 세 번째로는 한시적인 기간을 정해 누군가에게 결정을 위임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의사결정을 위임할 것인가에 대해 투표를 해야 한다. 이때는 어떤 방식으로 투표하고 어떻게 집계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구성원들이 투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면 투표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견이 다른 구성원들이 모여 구성원들이 동의한 방식에 따라 의사 결절에 대한 합의를 이루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다.
이처럼 여러 개인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탈중앙화 방식으로 합의를 이루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중앙화를 통해 합의의 효율성을 추구하다 보면 대리인에 의해 구성원들의 이익분배가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탈중앙화 합의 비용을 유의한 수준으로 낮추어준다. 하드웨어 설비와 전력비용만을 고려하면 중앙화 된 시스템 아키텍처가 더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중앙화 된 리스크 비용과 신뢰의 가치를 생각해보면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시스템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또한 탈중앙화는 중앙화 된 합의구조에서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일을 가능하게 한다. 어떤 네트워크 내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사실과 의사결정에 관련된 합의를 중앙의 권위 있는 집단으로부터 네트워크 내 다수에게 분산시키거나 위임할 수 있게 하는 합의 프로세스, 이것이 블록체인의 진정한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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