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중 화폐 목적으로 거래가 되는 암호화폐를 코인(coin)이라고(coin) 부른다. 버스, 지하철 토큰처럼 특정 플랫폼 안에서 이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암호화폐는 토큰(token)이라고 부른다.
암호화폐를 이해하려면 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채굴자들에게 보상으로 건네기 위한 (암호) 화폐이기 때문이다. 그럼 돈이란 무엇일까?
돈의 의미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정치경제학자 칼 폴라니(Karl Polanyi) 는 돈이 넓게는 언어 혹은 무게 등의 측정 단위처럼 의미론적 체계이며, 좁게는 지급, 표준단위, 저축 그리고 교환에 이용하는 물품이라고 정의하였다. 19세기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위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돈을 자기 연장(extended self)이라고 봤다. 제임스는 “돈은 사람이 자신의 것이라고 부르는 신체, 정신력, 옷, 집, 배우자와 자식, 조상, 친구, 땅, 말, 요트 및 은행계좌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유발 노아 하라리(Yuval Noah Harari) 역사학 교수는 “ 돈은 지금까지 인류가 고안한 상호 신뢰 구축 시스템 중 가장 효율적이고 보편적인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돈은 상호 간의 신뢰를 표현하는 방식이며, 결국 돈을 사용할 때는 상호 간의 신뢰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가족에게는 신뢰의 증표가 없이도 협조하기 쉽지만, 타인에게 협조하려면 신뢰를 정량화하여 교환할 수단이 필요하다. 암호화폐는 이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암호화폐가 돈처럼 사용되려면, 암호화폐가 가치 있다는 상호 간의 합의 또는 신뢰가 필요하다.
이것이 암호화폐가 과연 화폐인지 아닌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암호화폐를 가치가 있다고 믿고 신뢰하면, 암호화폐는 화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암호화폐는 우리에게 친숙한 달러, 엔, 위안처럼 한 나라의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화폐는 아니지만, 이미 전 세계에서 달러나 유로처럼 ’ 돈‘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주목받는 이면에는 비트코인이 가진 결제 수단으로써 화폐의 기능뿐만 아니라 향후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기능은 투자, 결제, 이체, 모금 및 펀딩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존 화폐가 하던 기능을 비트코인도 할 수 있다. 오히려 기존 법정화폐보다 장점이 있는 부분이 있다. 암호화폐의 장점 몇 가지를 살펴보자
1. 투자수단
2018년 1월 비트코인 가격이 2000만 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이 100100만 원을 돌파한 지 불과 6개월 만이었다. 2020년 1월 기준 1,010만 원으로, 1,000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식거래를 하던 직장인들이 비트코인 매매로 속속 갈아타고, 비트코인 거래에 집중한 나머지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이 크기 때문에 투기의 수단으로 접근하면 위험하다
화폐의 발행량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이 온다. 문제는 암호화폐 시장이 실물화폐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2018년 2월20대 일본인이 암호화폐를 우리나라의 한 거래소에서 팔고, 20억 원대의 금을 사서 출국하려던 중 공항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규제할 관련 법규가 없어서 그대로 출국한 사실이 있다. 이처럼 암호화폐는 실물화폐, 금으로도 교환할 수 있다. 그래서 암호화폐의 인플레이션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매일 새롭게 발행되는 다양한 암호화폐들을 보면서, 이 암호화폐 하나하나가 과연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암호화폐에 투자를 고려하는 중이라면 암호화폐 가격의 등락이 아니라, 암호 화폐 발행의 토대가 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2. 자금모집 및 기부 수단
암호화폐는 법정화폐로는 불가능한 매우 작은 단위의 소액결제(micro payment)가 가능하다. 비트코인의 경우 송금, 이체, 결제의 최소 단위는 1억 분의 1 비트코인이다. 이 최소 단위를 비트코인 개발자의 이름을 따서 ’사토시‘라고 부른다. 적은 돈을 부담 없이 기부하려고 하는데 기부하려는 금액보다 높은 수수료가 발생한다면 기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암호화폐는 이체 시 수수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거래에서 이체수수료를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는데, 낮게 설정하면 이체 시간은 걸린다. ) 그래서 기부나 모금행사의 도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모금액뿐만 아니라 자금모집을 통해 참여자의 숫자를 늘려 사회적으로 홍보를 하려는 목적이 있는 예도 있다. 이때 최소액 단위가 없는 비트코인은 참여자의 숫자를 늘리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 암호화폐는 아주 적은 금액까지도 주고받을 수 있고 이체수수료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훌륭한 모금 수단이 될 수 있다.
3. 결제수단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레스토랑과 오프라인 상점들도 늘어나고 있다. 코인 맵(https://coinmap.org)이현실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점포의 위치를 알려주는데, 아직 실물경제에서 비트코인을 받는 오프라인 상점이 많지는 않다.
코인 맵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4,000여 곳의 오프라인 상점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 미국이 1,600개로 가장 많고, 한국에서는 약 32개 상점이 비트코인을 받는다.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상점은 신용카드회사에 3~5%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비트코인으로 결제한다면 수수료를 1% 정도만 지급하면 된다. 고객이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만큼 상점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때는 신용카드 단말기와 같은 장치도 필요 없고 스마트폰이다 PC로도 이체할 수 있으므로, 초기 도입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
앞서 예로 든 기부 측면 외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콘텐츠 시장이다. 수수료 때문에 불가능했던 콘텐츠에 대한 소액 유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암호화폐는 그동안 경제적 가치로 산정하기 어려웠던 아주 작은 가치의 창작 영역에도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콘텐츠 창작 및 유통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4. 이체 및 국제 송금 수단
암호화폐의 가장 큰 장점은 송금 수단으로써의 기능이다. 이체를 암호화폐로 하면 수수료가 거의 들지 않는다. 특히 국제 송금의 경우 암호화폐를 이용하면 은행을 통한 기존 국제 송금 수단보다 수수료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단계는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이뤄어진다..
송금자가 송금할 금액에 해당하는 암호화폐를 구매한다
암호화폐를 이체한다
암호화폐 수신자는 현지에서 암호화폐를 팔고 대금을 현지 통화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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